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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의 도서관 적용 사례

by smartscoop 2025. 4. 14.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보관하고 대출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도서관도 점차 ‘스마트화’되고 있으며,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AI)을 통해 이용자의 정보 접근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본 글에서는 국내외 도서관에서 실제로 도입되고 있는 자동화 및 AI 기반 기술들의 적용 사례를 통해 도서관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RFID 시스템을 통한 도서 자동화: 운영 효율성 향상

자동화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이다. 이 기술은 도서의 태그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료의 위치를 추적하거나 대출·반납 절차를 무인화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의 바코드 시스템은 수작업이 필요하고 위치 인식이 불가능했으나, RFID는 다수의 자료를 동시에 인식하고 물리적 접촉 없이도 태그 정보를 읽을 수 있어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예를 들어,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도서관은 RFID 기반의 무인 대출·반납 기기를 설치해 이용자들이 줄을 서지 않고 빠르게 자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자료 분실률도 줄어들고, 직원들은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인 서비스 기획과 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의 도서관 적용 사례

 

무인 도서관 시스템: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자동화 시스템

자동화 시스템은 도서관의 ‘공간’ 개념도 재정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무인 도서관 또는 스마트 도서관이다. 이 시스템은 정규 운영 시간이 아닌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시민들이 도서 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주요 지하철역이나 공공시설에 무인 도서관을 설치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정보 접근성 격차를 줄이고,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독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인 시스템은 도서관의 ‘물리적 확장’을 넘어선 ‘서비스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챗봇과 AI 상담 시스템: 지식 접근의 새로운 창구

이용자가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불편 중 하나는 정보 검색의 어려움이다.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 기반 챗봇 시스템이 도서관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AI 챗봇은 이용자의 질문에 대해 실시간으로 응답하고,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안내함으로써 정보 탐색의 문턱을 낮춰준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AI 기술 기업 마인드로직과 협력하여 자연어 처리 기반 챗봇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도서관 이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도서관 역시 학술 AI 챗봇 ‘tlooto Copilot’을 웹사이트를 통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을 도서관 시스템에 접목하여 주제 추천, 학술 정보 분석, 자료 큐레이션까지 지원하는 실험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추천 시스템과 맞춤형 큐레이션: AI의 개인화 기능

AI 기술은 이용자의 독서 이력과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도서 추천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큐레이션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은 이용자의 검색 이력과 대출 내역을 분석해 관련 주제의 신간이나 인기 자료를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했고, 미국 뉴욕 공립도서관(NYPL)은 AI 기반 독서 큐레이션 플랫폼 ‘SimplyE’를 통해 추천 알고리즘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AI의 예측 및 분류 능력은 도서관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지 인식과 로봇 기술: 자율 정리 자동화 시스템의 진화

자동화 시스템 중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영역은 이미지 인식과 로봇 기술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NCSU)의 James B. Hunt Jr. Library에서 ‘BookBot’이라는 로봇을 도입해 자동으로 책을 운반하고 정리하는 데 성공했으며, RFID와 카메라 인식 기술을 함께 활용해 자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적절한 서가에 배치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기술은 많은 자료를 갖춘 도서관에서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유용하며, 장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보편적이지 않지만, 향후 대형 도서관이나 스마트 도서관 중심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AI 서비스 전략 수립

AI와 자동화 시스템의 진가는 결국 ‘데이터’에서 발휘된다. 도서관은 매일 수많은 이용 기록, 검색 로그, 대출 통계를 생성하며,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이용자의 관심사, 선호도, 이용 시간대 등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남시 중앙도서관은 빅데이터 기반의 자료 선정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신간을 구매하거나 추천 도서를 기획하고 있으며, 이는 도서관의 운영 효율을 눈에 띄게 높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AI 분석 결과는 향후 프로그램 기획, 열람실 운영 시간 조정, 장서 관리 정책 수립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기술이 진보하더라도 도서관의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정보의 민주화, 평등한 접근, 그리고 지식 공유의 공간으로서 도서관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운영 원칙이 여전히 중요하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스템은 이를 보조하고 확장되게 하는 수단이지, 대체자가 아니다.

결국 기술은 도서관 직원이 더 창의적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해 주고, 이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는 미래형 도서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