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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폐기 도서의 순환 경제 활용 방안: 재활용을 넘어 자원화로

by smartscoop 2025. 4. 23.

폐기 도서, 새로운 순환의 출발점

도서관이나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물리적 손상이 생긴 책은 '폐기 도서'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폐기 도서는 그 자체로는 더 이상 활용되지 않지만, 적절한 방식으로 순환되면 환경 보호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 폐기가 아닌 재사용, 재활용, 그리고 자원화까지 포함하는 ‘순환 경제’ 관점에서 폐기 도서를 바라보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자원 절약과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환경적 이점 외에도,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된 사회적 프로젝트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폐기 도서의 현실: 증가하는 물량과 보관의 어려움

도서관의 장서관리 기준에 따르면, 낡거나 이용률이 낮은 도서는 일정 주기마다 선별되어 폐기 대상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매년 발간되는 신간의 양이 늘어남에 따라, 도서관들은 장서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책을 폐기하게 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는 폐기 도서의 양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저장하거나 처리할 공간과 비용은 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기관에서는 책을 파쇄하거나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는 환경 측면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더구나 폐기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폐기 도서를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폐기 도서 재사용 중심의 1차 활용 방안: 새 생명을 불어넣다

폐기 도서를 순환 경제의 첫 단계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재사용’입니다. 물리적 훼손이 심하지 않은 도서는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배포하거나, 중고 도서 장터, 플리마켓 등을 통해 재유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책의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도서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계층에 독서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또한, 지역 사회 복지기관이나 학교, 교도소, 해외 교육지원 단체 등과 연계하여 폐기 도서를 기부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활용 방법입니다. 이러한 기부는 책의 지식 자산을 지속시키고, 독서의 사회적 기회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창의적 재활용: 폐기 도서를 새로운 콘텐츠로

재사용이 어려운 도서의 경우, 예술적·교육적 재활용을 통해 그 가치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찢어진 책 페이지나 표지 등을 활용한 북아트(Book Art) 작품, 책 조각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소품, 도서관 환경 교육 교구 제작 등이 있습니다. 특히 유아나 초등학생 대상의 창의 수업에서 이러한 자재는 친환경 교구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단위 소재로 활용하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도 국내외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책의 벽’을 만든 지역 벽화, 독서 캠페인 조형물 제작 등은 단순히 폐기되는 책을 미적 자산으로 재구성하며, 지역사회에 책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폐기 도서의 순환 경제 활용 방안: 재활용을 넘어 자원화로

 

폐기 도서의 자원화 기술 접목: 종이를 넘는 친환경 처리

가장 물리적인 차원에서 폐기 도서를 활용하는 방법은 ‘자원화’입니다. 자원화는 책을 구성하는 종이, 잉크, 접착제 등을 분리하여 재생자원으로 가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국내외에서는 종이 분쇄 후 펄프 화하여 재생지로 활용하거나, 제지업체와 연계해 화장지, 상자, 포장재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로웨이스트 도서관’을 표방하며, 장서 폐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및 자원화 계획을 사전 구축하는 도서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서관은 단순한 자료 보관소를 넘어 환경 보호의 실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폐기 도서 정책 연계 방안: 제도 기반 마련의 중요성

폐기 도서의 순환 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도 필요합니다.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도서 기증센터 운영, 장서 관리 가이드라인 정비, 순환 도서 창고 구축 등을 통해 폐기 도서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관련 인프라가 미비하거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중앙정부 차원의 ‘공공도서 순환 이용 시스템’ 구축, 지방정부의 ‘폐기 도서 활용 조례’ 제정 등이 장기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공공도서관, 민간 단체, 지역 기업 간 협력 구조를 통한 순환 플랫폼 구축이 병행되어야 실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폐기 도서 활용, 순환 경제 관점에서의 인식 전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폐기 도서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순환 가능한 자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이용자와 운영자 모두가 장서 폐기를 단순한 정리 과정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책임 있는 실천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도서관은 폐기 도서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는 ‘책 순환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도서관 내부적으로는 폐기 도서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책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장서 관리 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존서고를 통해 도서를 임시 보관하거나, 이용자 요청 기반으로 재배치하는 방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폐기 도서에서 살아나는 가치

책은 단순한 종이 뭉치가 아니라, 인간의 지식과 정서, 역사와 문화를 담은 집합체입니다. 그렇기에 폐기된 책도 다시 순환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원입니다. 재사용과 재활용, 자원화를 통해 그 가치를 되살릴 수 있다면, 이는 단순히 책 한 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